저녁에 아이들만 두고 나가는 것을 많이 꺼려하지만 일주일에 한번은 꼭 기도회에 간다. 20대부터 성령기도회는 나에게 큰 위로와 안식을 주곤 하였다. 작년 가을에 세미나를 거쳐 새롭게 단장된 수원교구 소속 별양동 기도회가
나의 본당 기도회이다.
1월 달에는 베드로 사도에 관한 영화와 말씀을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다시한번 사도들의 열정과 고뇌를 이해할 수 있었다. 1월 말씀 강사분으로 오신 한 자매님의 깊이 있는 복음 말씀 묵상도 감동적이었다.
하느님의 복을 받으려면 엘리야 에언자에게 집안에 마지막 남아 있던 밀가루 한줌과 기름 한방울을 내어준 사렙다 과부처럼(1열왕 17장)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기꺼이 주님께 내어놓아야만 된다는 말씀이었다.
신앙의 선조 아브라함도 나이 백살에 얻은 이사악을 하느님께 바치라는 (창세 22,2) 믿음의 시련에 처한다. 그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이사악을 앞장 세우고 모리야 땅 산으로 사흘 길을 걸어 "하느님의 시간"을 걸었다고 한다. 이 시간은 정말 피가 마르는 시간, 고통을 피해 도망치고 싶은
처절한 인간의 한계를 깨닫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이길을 꿋꿋이 걸어
자신의 상속자인 이사악의 생명을 주님께 내어 놓은 채
칼로 아들의 목을 찌르려 한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천사를 시켜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라고 하시고
대신 제물로 드릴 숫양을 보여주신다(창세 22,12-13).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하느님을 경외하는 줄을 이제 내가 알았다."(창세 22,12)
아브라함은 그 곳의 이름을 "야훼 이레(주님의 산에서 마련된다)"로 하였다(창세 22,14).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놓을 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사렙다 과부에게처럼
"집안의 기름이 마르지 않고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축복하시고
아브라함에게 야훼이레를 체험하게 하신 것처럼
"꼭 필요한 것을 제 때에 주실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우리들도 각자가 지닌
정말 주님께 내어놓기 힘든 그 무엇이 무엇인지
잘 묵상해 보라고 하셨다.
나도 그것을 묵상해 보고 주님께 내어놓아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