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즐거운 영화 ... 소리를 담고 싶은 마음
소니 PCM-M10 녹음기의 매력
아직 잡지를 만들고 있을 때 팀원들과 보러 갔던 `봄날은 간다` 이 영화의 멋진 장면을 유튜브에서 다시 보니 정말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사자 갈기처럼 바람에 흩날리는 윈드 스크린 끼운 마이크 두 개에... 릴 테이프 녹음기까지 들고 다니며 자연의 소리를 담는 유지태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유지태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하고 쓴 웃음 지으며 이영애에게 말하는 장면에서도 멀리서 들리는 뱃고동 소리, 갈매기 소리, 개 짓는 소리, 바람 소리들이 섞여서 아련하면서도 특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바람결에 춤추는 보리밭 모습을 릴 녹음기에 담는 유지태의 모습이 보리밭만큼이 순수하다~
하지만 녹음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노량진에서 강사 음성을 어떻게 하면 잘 담을 수 있을까 하여 마이크를 바꾸고 MD(mini Disk)를 몇 대씩 동원해 보기도 했다. 그때 SONY라는 브랜드를 다시 보게 되었다. 방송용 장비 분야에서 흔들림 없는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이 업체가 일반 소비자 제품 분야에서는 예전만큼의 명성을 자랑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S O N Y라는 네 알파벳은 탄탄하기만 하다.
▲ 유지태가 갖고 있던 너무나 그럴듯한 `나그라 릴` 녹음기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도 SONY가 몇 번씩 보인다. 류지태가 쓰고 있던 헤드폰과 스튜디오의 오디오 믹서 등에서… 그런데 이렇게 무거운 장비를 들고 소리를 채집하러 다니기는 정말 힘들지 싶다.
언젠가부터 자연의 소리가 그리워졌다. 초여름이면 동네 건너편 산 아래 논에서 울던 개구리 소리... 그 소리가 그리워 근처 호수 공원에 나가보기도 했다. 그러던 찰나, 보게 된 영화 `위대한 침묵' 때문에 녹음기를 찾아 나서게 됐다.
▲ 위대한 침묵의 한 장면
역시 또 SONY를 만났다. 스마트폰으로 녹음할 수 있는데 무슨 녹음기?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을 수 있는데 왜 비싼 렌즈 교환형 카메라?와 같은 질문이지 않을까? 보는 시대이니만큼 카메라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은 모습이지만, 녹음 마니아층 두터워 보였다.
▲ SONY의 고급형 포터블 녹음기 PCM-D100(좌) 상대적으로 저렴한 PCM-M10(우)
PCM-D100이라는 모델이 꽤 그럴 듯 해 보이는데 가격이 정말 만만치 않다. 100만원이 넘다니…
그래서 D를 M으로 바꾸고 0 한 자리를 버린 PCM-M10을 선택하기로 했다. 어렵게 입수한 녀석이 도착한 날, 장맛비가 하루 종일 내린다. 이 녀석의 레코딩 버튼을 누르자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 없던 소리가 너무나도 신기하게 이어폰을 통해 들려온다, 내가 마치 소머즈가 된 기분이다.
▲ 이른 봄 대숲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가 너무나 좋은 영상의 한 장면 동영상으로 이동
주말이면 근처 조용한 계곡에 가서 PCM 포맷으로 계곡물 소리를 담아볼까. MP3 재생 기능도 괜찮은데… 같은 파일인데 스마트폰 소리보다 보드라운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봄날은 간다에서도 대밭 신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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