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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과 정약용, 그리고 조선 실학자들의 선구자 정신

햇살 아빠의 생각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8. 14.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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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과 정약용


그리고 조선 실학자들의 선구자 정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2014년 8월 14일)  한국을 방문했다. 윤지충 바오로를 비롯한 124위 하느님의종이 복자품에 오르는 시복시성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복자품에 오르면 앞으로 몇십년 후에 124위 복자는 다시 성인품에 오르게 된다고 한다.


윤지충 바오로는 정약용과 고종사촌 간이다. 정약용의 외가가 해남 윤씨이고 윤선도 가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졌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상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과 사촌 사이라는 것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윤지충 바오로는 사촌 정약용으로부터 천주교를 받아들이고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부모님 신주를 불살라 당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며 결국 전주의 풍남문에서 순교하게 된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지금의 전동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그곳을 찾아가면, 윤지충 바오로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선교사들이 없는 상태에서 순전히 자발적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인 상태에서 윤 바오로 선조의 선택은 놀랍다. 당시에 천주교를 학문 차원에서 받아들인 개혁 성향의 젊은 학자들은 중국에서 활동하던 파리 외방선교회 소속 선교사들의 지도를 간접적으로 받고 있었다고 한다.


정약용은 천주교를 학문 차원에서 비교적 일찍 받아들여 사촌들에게 알려줬지만, 배교를 하게 되고 나중에 나이들어서 다시 회두하게 된다. 뛰어난 학문적 업적으로 존경받는 정약용은 당시 조선 사회를 개혁할 정신으로 서학, 즉 천주교를 알고 깊이 빠져들었을 것이다.


전주에 가면 아름다운 전동성당도 구경하고 조선 후기 변화의 기운이 움트던 시기 젊은 실학자들의 정신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 우리나라의 내외부 상황도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지고 있는데, 강학회 같은 선구자적인 정신을 가진 젊은 후예들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 강학회는 천주학을 학문적인 나눔에서 머물지 않고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모임이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즉, 서양의 선진 과학기술과 종교 사이에 분명한 구분을 놓고 접근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학문과 신앙을 동일 시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한 한국 최초의 학자들의 모임이었다. <원문자로 구분한 5명은 미리내성지에 모셔진 조선 천주교회창립성현 5인을 의미함>


이승훈은 정약용의 매형이다. 그가 중국을 드나들며 세례를 받으며 각종 천주교 관련 책을 들여왔고, 이 책으로  천주학 차원에서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중에서는 지금도 읽히고 있는 판토하 신부의 <칠극>도 포함돼 있다. 이 책은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절묘히 조화시켜 쓴 것으로, 지금 읽어봐도 참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칠극>은 인간이 범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죄악을 극복하기를 강조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강조한 죄악은 '오만'이다. "오만은 모든 죄악의 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오만은 모든 죄악의 왕이니, 오만한 생각이 마음 속에 있으면 숱한 악들이 모두 따라 일어나게 되고 수많은 덕은 떠나게 된다."


이는 무엇 때문일까? 죄악은 덕행에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그 어떤 하나의 잘못이 그 어떤 하나의 일과 상반되는 데에 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분노는 인내심에 반대되고 질투는 사랑하는 마음에 반대된다. 때문에 그 어떤 하나의 덕이 무너지더라도 그 밖의 또 다른 덕은 보전할 수 있다. 그러나 오만한 마음은 겸손한 마음에 반대되는 것이다. 겸손함은 모든 덕의 뿌리이다. 그 뿌리를 상하면 그 밖은 많은 덕을 어떻게 길러낼 수 있겠는가. 이 세상에 가장 덕을 잃게 하는 것으로는 오만함보다 더 나쁜 것이 없다.


이를 정향나무에 비유할 수 있다. 정향나무는 너무 뜨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그 곁에 있는 풀들은 모두 메말라 죽게 된다. 설령 다시 심는다 해도 살아남지 못한다. 오만한 생각이 마음 속에 있으면 또한 이처럼 모든 덕이 들어갈 수 없다. 설령 마음 속에 덕이 있을지라도 반드시 읽게 된다. (출처: 칠극_전주대학교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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