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 유승훈, 푸른역사
언제가 아버지로부터 "우리 종가집은 바닷물을 끊여서 소금을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다.
이것을 '자염'이라고 부르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씨앗이네집' 막내 아들의 장남으로 태어나신 아버지는 9살때 그 마을로부터 떠나오셨다.
그곳으로부터 2킬로미터 떨어진 지금의 내 고향 마을은 아버지의 외갓집 마을이다.
'소금'이라는 주제는 수많은 스토리가 나올 수 있는 주제임에 틀림없다
(아이들 책꽂이를 보니 소금관련 책 두어 권이나 보인다).
가까이는 우리의 생명과 즉결되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알고 지내는 의사로부터 "지식노동을 하는 현대인은 좋은 소금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두뇌 활동과 소금 성분이 매우 밀접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염분"은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올 때가 많다.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친 염분 섭취에 따른 부작용 때문이다.
분명 소금에는 맛이 있다는 말이 맞다.
그래서 소금을 양념이라고 한단다.
한때 80년대를 전후해 천임염이 박대를 맏던 시절, 염전이 있던 우리 섬마을까지 한주소금이 들어왔으니.
그 소금을 맛본 우리 식구들은 도무지 짜기만 하고 맛이 없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 같다.
그 시절이 지나가고 어느새 다시 천일염을 먹게 됐다.
다니던 중학교 앞이 모두 염전이라서 수차 돌리는 모습을 자주 보았지만,
직접 염전에서 가서 소금을 어떻게 말리는지는 보지 못했다.
폐염전에서 야구하고 축구를 했던 기억만 있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이라는 책을 보았다.
저자가 꽤 많은 준비를 하여 낸 책으로 우리나라 소금에 대한 역사와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요즘 가장 떠오르는 천일염이 있다니 바로 화학성문으로 이뤄진 비닐장판 대신에 과거의 방식 그대로 토판, 즉 흙에서 말린 소금이다.
개흙에서 말리기 때문에 거무튀튀한 색상을 띄지만, 천일염 특유의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해남의 세광염전이 토판 천일염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http://goo.gl/Xe0kP).
웰빙 열풍에 따라 백미 대신에 거친 현미가
쌀 대신 보리가
하얀 '비닐판 천일염' 대신에 거무튀튀한 '토판 천일염'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적당한 불편은 우리의 삶에 필수적이나 보다.
이 책의 특징
+ 책 표지 타이포가 녹색과 검정으로 대비 녹색만 보면 '큰 소금'으로 보인다.
+ 글도 좋고 편집도 좋다. 기획도 잘 된 재미있는 책.
+ 신선한 재료로 잘 삭힌 젓갈 맛에 잘 말린 굴비의 향기마저 느껴진다.
+ 정말 그대로 스토리가 잔뜩 묻어나는 재미있는 책이다.
_ 젓갈처럼 비릿한 '야그'는 조금 더 익혔더라면...
_ 좋은 주제에 맛있는 글이지만 '맑은 느낌'이 조금...
경이로운 책 한권~!! (0) | 2013.05.20 |
---|---|
호스피스 병동의 암 환자를 위한 요리사... 용서해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인터뷰) (0) | 2013.03.07 |
<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 (0) | 2012.08.18 |
김용택의 <어머니> (0) | 2012.08.09 |
영성적 삶으로의 초대 (정영식 신부님저, 인간형성연구회 ) (0) | 2012.02.2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