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시설과 뛰어난 전시품을 전시한 박물관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문을 열었다기에 일요일 아침 나절에 집을 나섰다. '김기사'가 안내해주는 대로 갔는데, 오히려 돌아가게 됐다. 경마장 쪽길로 양재동 코스트코 쪽으로 가다보면 중간 쯤에 추사 박물관이 있다.
추사박물관 모습_실제로 보면 주변에 약간 어수선한 부분이 있음(과천시청 보도자료에서 가져옴)
마침 일요일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서 두 분의 문화해설사로부터 지나칠 정도로 친절한 안내를 받았다. 질문을 곁들여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했지만, 그림을 좋아하는 둘째 소은이 외에는 하품을 하고 별 관심 없어 한다. 첫째 아이는 마침 설사에, 감기 기운에 만사가 귀찮다는 모습이어서 문화해설사에게 미안할 정도의 가족이 돼버렸다.
'세한도'를 보여주시며, 어떤 느낌이 나냐고 물어보자. 묵묵부답이다가 그나마 그림에 비교적 관심을 가진 둘째가 ‘쓸쓸해보여요!’ 하자 엄마와 아빠, 문화해설사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개관한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을 정비해나가는 모습이었다.
지하 1층의 기증품 전시장이 이 전시장의 하이라이트다. 추사 작품을 보관하던 일본인 후지쓰카 아키나오 씨로부터 기증받은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문화 해설사들로부터 미리 공부하고 내려간 셈인데 우리 가족은 작품 관람에 많은 시간을 쓰지 못하고 말았다.
보통 괜찮다고 느껴지는 그림이나 글씨가 있는데, 추사체를 아직 잘 이해 못하겠다. 별세하기 3일 전의 작품이라는 봉은사의 ‘판전(版殿)’ 편액(扁額) 앞에는 '군더더기가 없는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라는 소개말이 있었다. 어린 아이가 쓴 것 같기도 하였지만, 기교를 부린 느낌은 아니었다. 너무 훌륭한 작품이라 아직 부족한 내가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언젠가는 내게 의미로 다가올 날이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추사의 작품 또는 그와 교류했던 이의 작품으로 만든 엽서 몇 장도 사고, 탁본(拓本)을 떠보는 체험 학습도 했다. 아이들 엄마는 세한도가 들어간 1만 1000원짜리 가방도 샀다.
세한도, 일본으로 넘어 가서 사랄질뻔 했다가 극적으로 보존된 작품. 추사 김정희가 당신의 제자 이상적에게 선물한 작품인데, 여기에 본인과 제자를 상징하는 것을 각각 넣었다고 한다.
10여 년 전에 아는 분으로부터 봉은사 판전에 얽힌 스토리를 전해들은 터라 ‘추사’라는 인물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추사에 대한 연구는 다산의 연구에 비해 부족하기에 조심스럽다"고 한다. 천주교가 한국에 전례된 배경 때문에 다산 정약용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그러다 보니 그 당시 그가 교류했던 주변 인물도 알게 됐다. 다산의 인맥에 추사도 가끔 등장했는데 추사박물관의 추사 인맥도에는 다산이 나오지 않아 질문했더니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언제 시간을 내서 혼자서 여유를 갖고 다시 살펴봐야겠다.
남양주 마재의 다산 실학박물관도 좋았지만,
과천 추사박물관도 참 들러볼 만한다.
가까이에 아해박물관이라 하여 어린아이 물건들을 콘셉트로 한 박물관도 있으니 함께 방문해도 좋으리라.
추사와 관련된 책이 2007년을 기준점으로 많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광주은행 직원이면서 추사 전문가의 경지에 오른른 이상국 씨의 활동이 돋보인다.
추사관련 참고할 만한 자료
(http://blog.aladin.co.kr/vairocana/category/20986734 자료를 참고하여 추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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