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보이지 않는 투명한 사람!
[투명인간]
마음이 참으로 따뜻해지는 성석제 작가의 [투명인간]을 맛나게 읽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나'는 50년대에서 2015년 현재에 이르는 사람들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대로
소외 받는 사람은 사람대로
계산이 빠른 사람은 사람대로
살 아 간 다.
이 소설의 가장 핵심 인물은 3남 3녀 중 넷째인 만수다.
남매들 중에서 소위 덜 떨어진 사람이다.
나머지 형제들은 공부 재주가 뛰어난 것에 비해
만수는 중간 정도의 성적에 인물마저도 이상하게 생겼다.
하지만 그는 태어난 모습대로 살아간다,
바보여서 그런지 천성이 그래서인지 안타까울 정도로.
만수와 비슷한 사람들이 내 주변에도 있다.
존재감도 없고 자기 밥그릇을 잘 챙기지도 못하지만,
그가 없으면 잘난 사람들마저 제 자리가 흔들리는 그런 사람이다.
'못난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만수는 중심 인물로서 집안을 이끌어 나간다.
만수 같은 사람들이 우리사회를 이끌어간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작가는 만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었을까?
촉망 받던 형의 죽음, 둘째 누나의 연탄중독으로 인한 장애,
이기적인 남동생 석수의 냉대 속에서도 만수는 살아간다.
할 만큼 했는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만수에게 지워지는 무거운 짐….
어디서 많이 들어봤음 직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진부하거나 그저 그런 스토리가 아니다.
이야기 밀도가 높아서 요약하기도 어렵다.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게 기획하고 준비했을지…
소설을 모르는 사람이어도 이 소설의 작가를 존경하고 싶어진다.
나에게 투명인간이란…
여러 번 내 곁을 지나갔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거나,
너무나 비범해서
내가 받아들일 한계를 벗어난 그런 사람이다.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이 소설의 매력은 독자들을 설득하려 하거나
소설가가 잘난 척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가 스스로 캐릭터를 그려가기 때문에 억지스럽지도 않고 너무나 담백하다.
성 작가 특유의 해학은 이야기가 무거워지려는 찰나에 독자들을 금방 다른 분위기로 이끌어 간다.
전체적으로 이야기 템포는 빠르다.
그럼에도 빨리 읽고 덮어 버릴 수 없다.
어려워서 읽기 힘든 것이 아닌,
그 시대를 다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아서.
이 사회에서 성석제 작가와 같은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는 게 참 좋다.
이 작가는 그 누구보다 마음 따뜻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 받고 있다는 확신이다. _빅토르 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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