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한 짧은 단상...

약간은 시사 비평의 성격을 지닌 글이지만 글쓴이(윤병우 화가)의 생각중에서

결혼에 대한 고찰부분에서

공감하는 바가 많아 옮겨 본다~!(가톨릭 뉴스 지금여기 에서~)

결혼생활 해 본 분들은 많이들 공감하실 듯^^~!

엊그제 집안 일로 친척들을 만났다.

그중에 서른을 코앞에 둔 아가씨도 있는데 단연 화제는 그 아가씨의 결혼얘기

여러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이 없단다.

돈 있고 능력이 있으면 생각이 시대착오적이라거나 

말이 통하고 성격이 맞으면 또 다른 조건이 걸린다고 한다.

한마디로 입에 맞는 떡이 없다는 소리다.

그런데 설사 입에 맞는 떡을 고른다고 한들 결혼 생활이 꼭 성공적이리란 보장도 없다.

서로 죽도록 사랑한다고 결혼한 많은 사람들이 자식까지 두고도 헤어지는 세상이니 말이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고도 하지 않나?

고르고 골랐는데 살아보니 치명적인 약점이 있을 수도 있다.

세상에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많지는 않으니까.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적당한 선에서 타협이 안된다고 한다.

여태까지 기다렸는데 이제 와서 양보할 수는 없다나?

그러나 사실 누군가를 만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그 만남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해도 현실에서는 무수한 난관과 갈등의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다.

서로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만 서로의 단점을 품어줄 아량은 부족하기가 쉽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대의 못마땅한 점에 시비를 걸고 

서로 양보하기보다는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운다.

나를 사랑한다면 나에게 맞춰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서로 우기면서

내가 상대에게 맞출 의향은 별로 없는 것이다.

결혼이야말로 사랑의 시험대라고나 할까?

그래서 그 모든 과정이 엄두가 안나 결혼 자체를 포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점점 가볍고 편한 것을 추구하는 시대에 결혼 만큼 모험인 것도 없을 테니까.

모험을 기피하는 시대,

앞으로 1인 가구는 더욱 늘어날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타인은 지옥이라고 어느 철학자가 말했을까?

그런 타인끼리 만나 가족공동체를 만들어가기까지의 그 지난한 과정을 감수하기보다는

상처 받지 않는 정도의 가볍고 쿨한 만남에서 위안을 얻을지도 모른다.

결혼만이 능사는 아니다.

생에서 필수도 아니고 선택인 세상에 

사랑해서 결혼한다지만 결혼만큼 계산이 작용하는 것도 없다.

아무리 사네 못사네 난리를 쳐도 헤어지지 않는 것은 어쩌면 

붙어사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 그 곤고한 수행의 길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대통령께서 취임하셨다.

만만치 않은, 산적한 문제들을 안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배우자.

배려와 존중 

나를 낮추고 상대에게 맞추는 무한한 헌신과 섬김의 험한 가시밭길을 기꺼이 감수해야만 

성공적인 결혼생활이 유지되리라.

지금은 허니문인가?

   

 윤병우(화가)

전공은 국문학이지만 20여년 동안 그림을 그려왔다 .

4대강답사를 처음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탈핵,송전탑, 비정규직,정신대할머니 등 사회적인 이슈가 있는 현장을 다니며 느낀 것과 살아가면서 떠오르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