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우주와 하나되는 세포의 깨어남!
어느새 시원한 바람과 높푸른 하늘이 정겨운 가을이다. 이번 주부터 과천시 북카페에서 열리는 <동의보감> 강좌를 7주 동안 듣는다. ‘몸과 세계의 의학적 조우’라는 부제를 달고 인문의학연구소인 “감이당”의 연구원 도담 안도균씨가 강의한다. 감이당은 <새롭게 읽는 동의보감>을 쓴 고미숙씨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 만든 공부공동체다. 수강했던 내용을 확실하게 내앎과 삶으로 만들기 위해 요약해 본다~^^!
몸과 마음은 하나
몸의 주체는 무엇일까?
우리들은 안타깝게도 근대부터 이루어진 서양교육의 영향으로, 몸과 영혼이 분리되어 있다는 플라톤의 인식을 떠나지 못한다. 그래서 자꾸 몸 밖과 몸 안을 분리한다. 그래서 몸 안을 지배하는 어떤 것을 찾고 싶어한다. 몸과 영혼의 분리를 20세기 식으로 가장 잘 설명한 것이 신경과학분야인 뇌과학이다.
뇌는 사람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가였던 사람의 심장을 이식 받은 운동선수가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지는 현상은 설명하지 못한다. 즉 100조의 세포자체가 모두 나이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는 나의 주체를 나의 몸으로 본다. 몸 전체가 곧 나의 마음이며 세포 하나하나가 나의 마음이다. 몸과 마음은 일치한다.
몸을 공부하는 것은 마음과의 관계이며 삶의 문제이다. 따라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도 칠정이다. 사람은 자신의 타고난 기운을 주로 쓰게 되는데 치우친 기운이 질병을 일으킨다. 이것을 바로잡음이 양생(養生)이며 수행이다. 사람의 몸은 자연을 닮았으며 그래서 세상속의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다. 내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또한 모두 관계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치료를 위해서 필요한 수행
“질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그 마음을 다스려 바로잡고 도(道)에 근원에 두어야 한다. 환자로 하여금 마음속 의심과 걱정, 망념과 불평 그리고 경계를 없애고,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깨닫게 해야 한다. 그래야 환자는 몸과 마음이 비워지고 삶과 우주가 하나가 되어, 결국 세상의 모든 일이 공(空)의 세계에 있으며 종일 하는 일이 망상이란 걸 알게 된다. 더불어 자기의 육체도 환상일 뿐이고 화(禍)와 복(福)도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죽고 사는 것 역시 한낱 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면 모든 의문이 풀리고 마음이 자연히 청정해져 질병이 저절로 낫게 되는 바, 약을 먹지 않아도 병이 이미 없어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마음을 다스려 병을 치료하는 진인(眞人)의 도(道)이다.”
‘이도요병’은 도로써 질병을 치료한다는 의미이며, 동의보감의 목차에 나온다. 치료의 주체가 의사가 아니라 질병의 원인을 스스로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환자다. 이것이 근원적인 치료법이며 치우친 자신의 기운을 바꿔내는 수양이고 도에 이르는 길이다. 즉 자신에게 치우친 기운을 알고 흘러 보내며 필요한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처는 질병을 만든다.
상처의 기억을 표상으로 끌어올려 대면하는 연습을 하자. 이것이 앎이고 공부이다. 나와 타자의 '어떤 부분'이 '왜' 나에게 상처가 되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두려움을 이기는 이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상처에 대한 깨달음이 오고, 치유가 된다. 이것이 온몸의 세포가 깨어나는 삶의 공부이며 수행이고 도(道)이다.
비워진 나는 우주와 하나
이도요병에서 언급하는 마음은 ‘불평’, ’망념’, ‘경계’다. 불평은 기대하는 마음에서 생긴다. 삶은 외부와의 접점에서 이루어지며 외부는 변수투성이다. 변수투성이인 삶에서 기대치를 고집하지 않으면 불평하는 마음이 없어진다.
망념은 현재 혹은 현장을 떠난 마음이다. 삶의 주체인 내가 생생불식(오행이 쉬지 않고 생하는 것)의 현장인 현재를 떠나면, 늘 새로워지지 못하고 탁하게 고이게 된다. 또한 경계는 분별심에서 생긴다. 판단은 나와 외부와의 견고한 경계를 만들어 고립되게 한다. 자연의 이치는 잠시도 우리에게 소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 이 마음만 간직하고 산다면 욕심 비우기가 훨씬 쉬워진다. 비워진 곳에 흐름이 있고 순환이 있으며 이것이 노자가 말하는 도이다.
-안도균(감이당 연구원), <몸과 세계의 의학적 조우 동의보감> 강의와 강의록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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