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8에 다녀온 안동 하회마을 여행기를 2021.02.26에 올리다.
가을에는 동쪽에 가리라. 수안보 숙소에서 12시 30분 무렵에 안동으로 출발했다. 문경을 거쳐 예천을 지나 안동까지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다. 노랗게 익어가는 벼 이삭이 그야말로 빛나는 황금 들녘을 이루고 있었다.
주창에서 차를 세우고 입장권을 구입하고 셔틀버스를 갈아타고 입구에서 내리기를. 마치 유명 놀이동산에 가는 순서다. 여기 또한 황금 늘녘이다. 입구에서 왼편 둑방길로 접어들었다. 오른쪽으로 강이 흐르고 왼편으로는 마을이 보인다. 멀리 배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모습이 보이는데 우리는 그냥 계속 걸었다. 조금 걸으니 솔숲이 보인다. 강변에 조성된 오래된 소나무 숲이라서 바닷가 소나무숲에서 느껴지던 그런 느낌이 들면서 쉬고 가고 싶다. 멋진 소나무숲이다.
다시 둑길로 접어드는 앞으로 그네가 보인다. 여기서 순서를 기다렸다고 오랜만에 그네 구르기에 도전했다. 민가의 울타리에 피어난 가을꽃이 정겹다. 백일홍과 맨드라미지 싶다. 과꽃과 만수국이 이쯤에까지 피어 있지. 둘째가 백일홍이 무척 예쁘다고 한다. 동네에서도 봤겠지만 이곳 흙담과 어우러져 피어 있는 모습이 눈에 띄어 백일홍의 아름다움을 이제야 발견했나 싶다.
동네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굴뚝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생선 굽는 냄새가 나길래 식사가 되나 여쭸더니 식사는 안 한다고 했다. 아궁이에서 나오는 연기를 한참 바라보다가 나왔다. 마당에서 일하고 계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고향집과 이미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를 잠시 떠올렸다.
담장을 배경으로 붉게 주렁주렁 익어가는 감나무의 감, 아직 푸른빛의 모과 나무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닫혀 있는 커다란 대문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더듬더듬 한자도 읽었다. 막내가 자꾸 저 한자 뭐야? 입춘대길과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까지는 약간 긴장하면서, 주위 사람들 의식하면서 음과 뜻을 알려줬다.
커다란 대문을 가진 대궐 같은 집이 많았다. 소박한 집도 있었다. 사람들이 사는 집도 빈 집도 있어 보였다. 관광객이 골목을 누비고 다녀서 외롭지는 않겠지만 우리 고향마을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됐다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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