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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 슬프고 아름답고 안타까운 영화

햇살가족 일기

by 열우 2021. 5. 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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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전과 흑산도 사람 장창대(張昌大) 사이 우정을 그려 영화. 적당히 코미디 요소도 갖췄다. 전반적으로 어둡지 않지만, 감상 소감은 당연하게도 안타깝다’.

흑산도에서 천자문과 소학, 명심보감을 거의 독학으로 호기로운 총각, 창대와 마을처녀 복례가 영화를 퍼덕 퍼덕 생기넘치게 한다.

영화 중간중간에 힘차게 밀려오는 파도가 무엇인가 관객에게 말을 걸어온다.

나도 섬에서 나오고 싶었다. 도시에 가면 모든 좋을 것만 같았다. 책과 텔레비전, 영화에서 이미지대로 받아들였던 도시. 도시의 모습은 도시 생활을 시작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보게 됐다. 만찬가지로 이미지만으로 섬을 파악한 나와 반대의 사람도 동일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어디나 사람 사는 곳은 마찬가지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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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사이였지만 친구 같았던 정약전과 창대가 헤어져야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이별의 순간 스승과 제자 대화 장면이 만했다. 

  • : 애비 품으로 기어들어가겠다는 말이냐?
  • : 애비 품이 아니라 임금님 품이죠. 임금 품이어야 백성을 위할 있을 게니까요.
  • : 사제지간 정떼자는 , 잘도 골랐구나!
  • : (선상님) 제발 정신 차리시라니께요. 임님금 필요없는 세상이 말이나 됩니까? 선상님의 그런 잘못된 생각이 식구들을 죽일 수도 있는데사모님과 어린 지식들은 사람으로도 보이십니까?
  • : 솔직히 말하거라, 이놈아. 여기서 배울 만큼 배웠으니 출세도 하고 재물도 모으고 싶다고. 

나주 양반의 서자인 창대는 한동안 연락도 없던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다. 창대는 정약용이 머문 강진 다산초당을 찾아간다. 정약용은 시한수로 창대의 실력을 알아보고 싶어한다. 두말할 필요가 없는 창대의 실력은 입소문을 타고 나주의 창대 아버지 진사에게까지 들어간다.  

신앙 때문에 명문가문이 풍비박산이 나고 모든 잃게 상황에서도 자산어보 남긴 정약전과, 천주교를 비롯하여 서양 문화의 영향권에 당시 상황을 이해할 있는 좋은 영화다.

“고기 잡으러 가냐, 씨벌눔아!" 섬처녀 복례, 성격 한번 화끈하다(TV 화면 촬영).

영화에서 빼놓을 없는 재미 요소 가운데 하나. 욕이 찰치게 나온다. 창대의 마을 친구였다가 나중에 부부 사이가 처녀 복례의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민도희라는 배우의 눈빛이 살아 있었다.

  • : 고기잡으러 가냐, 씨벌눔아.
  • : ~~~ 가스나 주둥이에서 씨벌놈이 뭐냐, 씨벌놈이. , 그라고 아무리 깨복쟁이 친구라도 붕우의 예라는 것이 있는디.
  • : 붕우, 그것이 뭉알인디. 붕알, 돼지 붕알?
  • : 아따, 됐다. 내가 너하고 말을 하겄냐. 가야~ 가라구!
  • : 아따~ 아는 더럽게 해쌌네.  

 

처녀총각이 만났을 때, 처녀의 한마디한마디가 너무나 솔직하고 리얼하다. 푸릇푸릇한 청춘남녀가 결혼하여 낳고 세상살이하다 보면, 시들시들해지기 마련인데 끝까지 둘은 정을 이어가니 생기를 잃지 않은 것이 아닌가.

출세하러 가지 말라고 말렸던 스승, 정약전. 그 스승이 남기고 간 편지를 읽으며 눈물짓던 장면이 아름답고도 슬펐다. 붓글씨와 한지를 제본한 책이 정말 아름답게 나온다(TV 화면 촬영).

정약전 분의 설경구와 아내가 가거댁 이정은, 정약용 분의 류승용 배우들이 어색하지 않고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냈다. 특히 설경구가 정약전의 캐릭터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 아들과 엄마가, 11 넘어서 보기 시작한 영화를 중간에 끄지 않고 끝까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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