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꾸미면서 추천도서 코너를 신설해 놓고 글을 너무 안 올려 늘 빚지는 마음이었다.
원래는 20대초반 감명 깊게 읽었던 서머셋 모음의 <인간의 굴레>를소개하고 싶었는데 게으름 때문에 도서관에서 책 빌리는 것이 늦어졌다. 그래서 집 책꽃이에 꽂아 놓고 한번씩 펼쳐 보는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 글.사진의 유고 에세이를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한 사람의 소중한 일생이 담겨있는 정성어린 책을 감히 내가 말한 자격이나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늘 이 책을 펼쳐들 때면 몸과 마음과 영혼을 다 바쳐 사진이라는 예술에 최선을 다하고 완덕의 경지에 이른 구도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셔터를 누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강렬한 그 순간을위해 같은 장소를 헤아릴 수 없이 찾아가고 또 기다렸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그런 풍경이 아니라 대자연이 조화를 부려 내 눈앞에 삽시간에 펼쳐지는 풍경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림의 연속이다. 그 한순간을 위해 보고 느끼고, 찾고 깨닫고, 기다리기를 헤아릴 수 없이 되풀이했다.
사람의 감정이 고여있지 않고 늘 변화하듯, 자연도 순간순간 모습을 달리 보여준다. 본문 180-181 페이지
책 곳곳에서 보여지는 그의 사진들은 “자연의 순수한 결정체”로 느껴지며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볼 때 마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에 그리고 대자연의 위용과 포용력에 감탄하게 된다.
재작년 여름 생애 처음으로 아이들과 제주에 갔었다. 이국적인 공항풍경에서부터 검고 송송 구멍난 돌담들!
제주의 독특한 풍경과 아름다움에 빠져 들었었다. 무더웠던 둘째날 오후 찾아간 두모악 갤러리는 감동 그 자체였다. 생전 김영갑 작가가 손수 심혈을 기울여 꾸몄을 서정적인 정원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갤러리 내부도 좋았지만 정원 벤치에 앉아 있으니 불어오는 제주의 바람이 너무 싱그러웠다.
문득 7월이 다가오니 재작년 여름의 추억이 떠오른다. 몇 년 차이 아니지만 조금은 더 어리고 순수했던 세 녀석들과 함께 했던 제주도가 그립다. 소위 고급스럽고 안락한 여행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바다가 보이는 민박에서 자고, 일정에 쫓기지 않는 편안한 마음으로 제주도 곳곳을 걸어보고 싶다.
그래야만 제주의 진짜 정경을 더 가까이서 보고 제주의 바람을 더 온 마음으로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후 늦게 찾아간 산굼부리 오름-멀리 보이는 제주도의 풍경을 바라보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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