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책상 위에 놓인 <은화>라는 책을 펼쳐보았다.
‘숨어 핀 꽃’ 정도로 풀어볼 수 있는 책 제목을 보면,
숨어서 신앙생활을 했던 선조들에 대한 얘기일 거라고 짐작을 하게 한다.
내용은 신앙촌에서 숨어서 예쁘게 신앙생활을 했던 선조들의 아름답고도 가슴 아픈 신앙생활 이야기다.
당시 상황과 분위기를 잘 살려서 박진감 있고도 실감나는 이야기가 계속된다.
순수한 마음은 세월이 지날수록 더 영롱해진다고 했던가!
묘사가 매우 실감 나서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었을 때 느꼈던
그 아름다운 글의 매력을 이 책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나 해야 할까.
당시 신앙선조들은 참 슬기로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요즘처럼 많은 정보를 접하지 않았어도 신앙의 지혜와 올바른 가치관에서 우러나온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 깊은 곳을 울리고도 남는다.
"대체 천주학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섬섬약질의 저런 부녀자라도 그것을 신봉하면 저런 영걸英傑다운 기상이 생기는 것일까! 화재를 만나 가산을 탕진하고 남편을 잃어 외로운 몸으로 나선 신세에 이제 무슨 처분이 내릴지 모를 이런 순간에도 눈 하나 까딱 않고…, 현우난변賢愚難辯이라 성인인지 어리석은 사람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더니 과연 천주학쟁이들이 모두 실성을 한 사람들일까, 혹은 마음속에 놓은 덕을 갖춘 군자들일까! 하여간 천주학쟁이들이 모두 저러니까 위에서 그처럼 무섭게 금하고 붙들리면 사형을 내리고 해도 좀처럼 침식되지 않고 도리어 점점 만연되어 가는 연고가 이것이로구나…’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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