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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해수욕장

햇살가족 일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0. 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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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바로 연결되는 인천대교를 넘어 을왕리 해변까지는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었다. 청년 레지오 활동을 할 때 단원들과 이곳을 처음 찾은 이래, 두어 번 찾았을 때만 해도 구불구불 편도 1차선 도로를 달리고 달려 가야 했는데. 정말 잘 닦인 도로 때문에 편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당초 주말 가족 여행지는 인천대교였다. 아이들의 아빠를 제외하고는 이 다리를 건너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럴 듯한 주말 드라이브 코스가 됐다. 막히지 않은 제2경인고속도로가 끝나갈 무렵 인천대교로 빠지는 길이 나왔다. 

 

아이들로부터 별 신통한 반응이 없다. “너무 잘 닦인 길 때문에 굳이 이곳이 다리라고 인식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눈치다. 눈만 감으면 일반 육지 길과 뭐가 다를 고? 그래도 바다 위로 이 긴 다리를 놓은 인간의 의지력과 기술력에 감탄해 하는 엄마 아빠의 생각은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러줬으면 좋으련만.


길고 긴 인천대교를 건너 인천공항을 오른 쪽에 두고 해변길을 달릴 때, 우리 차 바로 위로 지나가는 커다란 비행기 모습은 닫혀있던 아이들의 입을 활짝 벌여놓았다. 

“우~와~”
환호성을 질렀다. 
길 옆으로 낚시꾼들이 뭔가를 잡느라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이리저리 오간다.
아이들과 엄마처럼 보이는 여자들도 지나간다.
무의도로 들어가기 위한 여객선 선착장 입구를 지나 5분 정도 더 달리자 우리의 목적지가 나왔다.


주말이라서 을왕리 해변 입구는 생기로 가득했다. 어묵 떡볶이 튀김 등 군것질 거리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임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흙 길을 걸어 바닷가로 갔다. 해가 수평선에 닿기 직전이었다. 


바닷물에 비치는 붉은 노을은 예쁜 해만큼은 아니였지만
맑은 가을 하늘의 붉은 해가 곱게 물 너머로 조용조용 넘어가고 있었다.


만조에 가까운 밀물 바닷가에 하늬바람이 불어서 파도가 꽤 볼 만하게 밀려왔다.
나는 얇게 입고 간 옷이 너무 아쉬웠다.
"오뉴월에도 바닷가에는 여름이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잘 못하다간...
거 "개집머리(? 감기)"에 걸리 거 같아 상가 쪽으로 피신.
어떤 걸 먹을지 분위기를 살폈다.


 

이들이 즐겁게 바닷가를 뛰어 놀았다.
모래성도 쌓고 파도 피하기 놀이도 한다.
조개구이를 먹었는데, 아이들의 엄마 아빠는 아이들 챙겨주느라 정말 분주한 저녁식사 자리였다.


저녁을 머고 다시 바닷가로 나왔다.
초승달이 동녘 언덕에 곱게 올라온 기분 좋은 밤이었다.
바닷가 곳곳에서 폭죽 놀이가 벌어졌다.
엄마 아빠,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이 불빛 속에 잠깐씩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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