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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에 연재를 시작하며

하느님을 사랑한 여성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2. 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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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크리스마스 무렵 친구를 통해 가톨릭 뉴스 지금 여기를 운영하는 한상봉 형제님을 알게 되었다.
여성과 교회에 대한 그분의 관심에 동감이 갔고 조금이나마 나도 그 뜻에 동참하고 싶었다.
그래서 올 2월 부터 "하느님을 사랑한 여성들"이라는 제목으로 약 6개월간 교회사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신앙을 실천한 여성들을 만난보고자 한다.
나 스스로도 흥미롭고 즐거운 작업이 될 것이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하느님을 사랑한 여성들' 연재를 시작하며
[하느님을 사랑한 여인들-1]
2012년 02월 05일 (일) 12:22:57 도희주  susanna@mustree.com

우리는 인간과 하느님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아담'과 '하와'를 기억한다(창세 1,27). 
이들은 하느님의 손으로 직접 창조되었고, 인류 최초로 그분을 뵈었으며 그분의 품 안에서 첫 사랑을 받았다. 비록 지울 수 없는 큰 죄를 짓고 낙원에서 쫒겨나는 좌절(창세3,24)을 맛보았지만 하느님은 결코 그들을 잊지도 버리지도 않으신다. 

사랑을 충만히 받은 사람만이 사랑을 할 줄 안다고 한다. 하와는 분명히 에덴동산에서 내쳐졌지만 하느님께서 만들어 입혀주신 가죽옷을 걸치고 낙원을 나온다(창세 3,21). 그후 인간의 실존적 한계(창세 3, 15-19)를 뼈져리게 깨달은 화와는 하느님을 더욱 더 갈망하고 더욱 사랑하게 되었을 것이다. 

아담과 하와 이래로 수많은 사람들의 신앙고백이 이어져오고 있다. 

이 이야기들은 모두 우리들 신앙에 도움이 되지만, 필자는 특히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보고자 한다. 

한 예로 12-13세기의 여성혐오가 가장 극심했던 때에 복음에 따른 영감으로 주도적 삶을 살았던 마그데부르크의 메히틸트(1207년~1270년경 헬프타수녀원 정착)를 보자. 

그녀는 심오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신심서적인 <하느님에게서 흘러나오는 빛>을 저술한 신비가였다. 또한 가난한 이들을 위한 헌신의 삶을 살았던 평신도 여성 단체인 베긴회 회원이었다.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강렬한 사랑 안에서 죄와 교회의 부정을 척결하는 일에 헌신하였다. 그녀는 '왜 날아오르지 않는가?'라는 시에서 같은 여성을 향해, 하느님께 부여 받은 온전한 존재성을 용감히 드러내어 보라고 호소한다. 

   
▲ 마그데부르크의 메히틸드.
왜 날아오르지 않는가? 

너는 그리움의 날개를 지니고 있구나 
너는 희망의 끈을 알고 있구나 
너는 마음속 소망의 흐름을 느끼고 있구나. 

그런데 왜 날아오르지 않는가? 

물고기는 물속에서 익사할 수 없고 
새들은 창공에서 추락할 수 없고 
너는 나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거늘. 

왜 날아오르지 않는가? 

여인아, 내가 너를 아름답게 꾸몄고 
여인아, 내가 너에게서 기쁨을 얻었고 
여인아, 내가 네 안에 나의 집을 지었거늘. 

왜 날아오르지 않는가? 

비둘기처럼 되어라, 내가 그 안에서 날아오를 수 있도록. 
네 마음을 가볍게 하여라, 내가 네 안에서 날아오를 수 있도록. 
네 존재를 고양시켜 부활의 노래가 되어라. 

왜 날아오르지 않는가? 

-메리 말로운 지음, <여성과 그리스도교 2>에서 발췌
 

주목받지 못하고 왜곡되었던 그녀들의 삶을 다시 한번 찾아보고 묵상하려 한다. 구약시대 여성들부터 21세기의 현대 여성들까지 포함된다. 그녀들은 처해 있던 삶의 자리와 지향했던 목표가 다양했다. 

예언자, 과부, 창녀, 사도, 순교자, 여성부제, 수녀원장, 은수자, 동정녀, 여왕, 왕비, 귀족, 천민, 학자 등 많은 모습을 지녔다. 이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넘어 신앙인으로 완성되는 과정이었다. 

우리 또한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의 말처럼 언젠가는 “신 앞에 선 단독자”로 하느님을 만날 삶을 살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의 삶을 되짚어 보는 것은 현재 우리의 삶이 좀 더 풍성해지고 좀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작은 시도가 될 것이다. 

그 첫번째 작업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하느님의 구원사에 맡은 바 소명을 다하고자 했던 여성 예언자들을 만나본다.

도희주 (수산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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