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복팔단>
11월의 마지막 날 저녁, 정동 거리를 걸었다. 시청역 출구에 나서자마자 환한 불빛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색색의 커다란 하트가 트리에 장식된 것을 보니 '이땅에 사랑과 축복을 기원하는 마음은 모두 하나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나뭇잎은 다 지고 없었지만 다정한 연인들이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연인은 없었지만 나도 미술관의 아름다운 입구와 조형작품들을 감상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모임이 있는 프란치스코 회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요즘 본당 새벽미사를 나가는데 성가를 부르지 않아서 아쉽다. 특히 대림절을 맞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가중의 하나인 가톨릭성가 95장을 부를 수 없어서 안타깝다. 아직 졸린 눈을 비비며 “별들을 지어내신 창조주시여~, 신도의 영원하신 광명이시여~, 온누리 구속하는 예수님이여~”하는 성가를 부를 때면, ‘온 우주를 지으신 하느님께서 이렇게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하는 감동이 가슴가득 차올라 마냥 즐거웠었다.
이제야 본당에서 위령성월 특강으로 들었던 예수회 김영석 제피리노 신부님의 <진복팔단>강의를 정리해 본다. 이해했던 것과 필기했던 것만을 가지고 작성해서 혹시 원 강의랑 내용이 다른 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신부님께서 조언해 주셨듯이 이번 성탄절의 판공성사는 이 <진복팔단>으로 준비해 보고자 한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이 행복을 잘 느끼며 실천하고 살고 있는지 한번 되돌아 볼 참이다.
참행복(마태 5, 3-10)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그리스도인의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 예수님의 삶의 가치를 내 안에서 사는 것이다. 지금은 돌아가신 한 타이완의 주교님께서 투병생활중에 쓰신 책이 있다. 주교님은 90살이 다 되어가자 건강의 이상이 왔다. 기본적인 대소변조차 가릴 수 없게 되셨다. 미사도중에 소변을 흘리게 되고 약물치료를 받으며 한밤중에도 갑자기 화장실에 가게 된다. 결국 참지 못하고 병실 바닥에 대변을 보는 상태가 되신다. 이러한 당신의 약함을 통해 평상시에 주교라는 권위에 가려져 있던 자신의 허영과 욕망을 깨달으셨고, 이를 깨닫게 하신 예수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글이다.
이 글은 겸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영으로 가난한 사람이다. 오직 하느님께 의지하는 사람이며, 하느님께 열려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성경말씀을 들을 때 떨림이 있다. 커피를 여러 잔 마셔서 가슴 떨리는 그런 떨림이 아니다^^. 고린토 후서 8장 9절에 나오듯이 ‘예수 그리스도는 부유하시면서도 우리를 위해 가난하게 되셨고 우리도 당신의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될 수 있도록 하셨다’를 떠올릴 수 있다. 예수님은 사랑 때문에 물질적 가난을 선택하는 우리의 롤모델이 되신다.
2.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이 슬픔은 진실에서 감동받는 슬픔이며, 치유하는 슬픔이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면서 한탄하셨던 그 슬픔이다(루카 13,34-35).
3.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온유는 ‘너그럽다’는 의미로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겸손에 충실하여 모욕을 당하더라도 참는다. 또한 진리를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내가 뭘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내가 거룩하게 되고 내가 흠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향하려는 마음만으로 가득한 것이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이다. 루카복음 10장 38절에서 42절까지에 나오는 마르타와 마리아의 이야기를 묵상해 볼 수 있다.
5.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자비로움은 항상 구체적 행동을 포함한다! 죄 있는 자들까지 용서하는 것이며, 하느님을 닮는 다는 것은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6.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마음의 정화이며 악한 욕망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향하는 단순한 마음이다. 전적으로 하느님께 향해있는 마음이며 하느님을 섬기는 마음이다. 분리된 마음은 두 주인을 섬기는 것이며 믿음을 의심하는 마음이다. 마태복음 22장 37절에 나오듯이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7.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갈등과 분쟁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갈등과 분쟁을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평화를 가져오는 사람들이 되자. 평안함에 안주하고 싶은 유혹을 이기고 공동체성과 연대성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기억하자!
8.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육체적 언어적 폭력에 시달리는 것은 박해이며, 박해하는 이유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 의로움이며 이 때문에 받는 것이 박해를 말한다. 박해는 반대파의 적개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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