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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갑곶돈대 성지 [인천 1]

성지_햇살속으로/수도권

by 열우 2010. 9. 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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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에 미국상선 제너럴셔먼호(1866)사건을 계기로 미국함대가 조선을 침공한 신미양요가 발생했다조선의 개방이 목적이었지만 개방을 거부당하자 강화도 덕진진과 광성진을 공격.점령하였다이에 굴하지 않고 대원군이 척화비를 세워 항전의식을 고취시키자 결국 미국함대는 73일 물러갔다이 와중에서 미국군함과 몰래 접촉했다는 죄목으로 우운집최순복,박상손이 갑곶나루터에서 참수되었다또한 목숨을 걸고 수많은 성인들의 유해를 안장하고,성직자들의 영입과 보호순교자들의 행적을 증언한 박순집바오로의 묘도 있다(4대교구장 베르뇌주교브르트니에르볼리외신부등과 남종삼 요한최형베드로 등의 시신을 안장하였다).

 

미리 알아두세요~
주소 :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갑곶리 1044-2
순례 포인트 : 성당 참례(주일미사 11), 순교자 묘소 참례십자가의길 및 쉼터 산책



8월 첫째 주 일요일, 우리가족은 문화유적이 살아 숨쉬는 강화도의 갑곶돈대성지에서 오전11시 미사를 드리기로 했다.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고 독특한 섬 문화와 먹거리 그리고 유적들이 많아 일년에 한두 번은 꼭 찾는 곳이다. 늘 지나치기만 했던 성지를 이제서야 찾아가니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강화도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리적 위치 때문인지 한국사에서 가슴 아픈 일이 너무 많았다. 갑곶돈대 성지도, 천주교 신자였기에 목숨을 잃은 세 순교자들과 무덤과 삶으로 주님을 증거한 박순집 베드로의 묘가 있는 곳이다. 

입구의 성모님이 다정히 우리가족을 맞아준다. 오늘은 경비도 절약할 겸, 끼니때마다 식당을 찾아 헤매고 주차할 곳 신경 쓰지 않게 집에 있는 반찬으로 간단히 도시락을 쌌었다. 미사시간이 되어 깔끔하고 아담한 성당에서 순례자와 동네 신자들이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가 끝난 후 참석자 모두에게 순교성지 성당 김종성신부께서 일일이 안수해주셨다. 성당 맞은 편으로 보이는 세 순교자 분들의 묘소가 15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를 맞는다. 박순집 베드로 증거자의 묘소 앞에서, 비록 영혼이 떠난 몸이지만 순교자들의 시신을 정성껏 안장해 드린, 선조의 굳센 믿음을 조금이나마 닮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이분의 집안은 아버지 박바오로를 비롯하여 일가족 16명이 병인박해 때 순교한 신앙의 명문가이다. 특히 이분들의 선산이 삼성산이어서 앵베르 주교님을 비롯하여 모방, 샤스탕 신부님등의 유해를 모시기도 하였다.

아이들과 함께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쉼터정자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순례자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느껴지는 쉼터를 즐겁게 산책했다. 선선한 가을에 오면 더욱 주님을 묵상하며 산책하기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찬찬히 사진을 찍으며 성지 쉼터를 음미하는 아빠를 뒤로하며 아이들과 나는 그늘이 될 것 같은 성당으로 얼른 들어갔다. 역시 예수님은 우리를 어여삐 보시여, 미사 때의 에어컨 냉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제 시작이지만 8월에 순례를 다니다 보니 깨달은 게 하나 있다. 에어컨이 나오든 안 나오든 성지에서는 성당이 제일 시원하다는 것을…. 아빠를 기다리며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기 시작한다. 다른 신자들이 없기도 했지만 보통 때 같으면 깜짝 놀라서 말렸을 텐데 오늘은 크게 주의를 주지는 못했다. 바깥온도도 너무 덥거니와 왠지 이곳의 하느님이라면 이렇게 더운 여름날, 성당에서 더위를 피하며 아이들이 잠시 천진난만하게 노는 것을 막으실 분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점심 후 커피 한 잔이 생각나 커피자동판매기 앞으로 갔더니 커피값도 100원밖에 하지 않았다. “땡큐, 하느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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