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의 비오 신부님에 대해서는
간간히 듣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오상은 다섯 상처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이 받으신
두손과 두발 그리고 창에 찔린 옆구리의 상처를 말한다.
비오 신부님은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 안에서
예수님의 오상을
똑같이 당신 몸에 받으신 분이다.
그런데 이번 사순시기 하우현 천막성당 철야 기도회를 통해
오상의 비오신부님을 더욱 확실하게 만날 수 있었다.
같은 수도회 후배 신부님이 가져오신
그분의 유품(손에서 나오는 피를 감싸고 있던 손장갑과 찔린 옆구리의 상처를 감고 있던 붕대)
중에서 손장갑에 안수를 받는
은총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검고 둥근 테 안에 담긴 것은 예수님처럼 찔린 신부님의 옆구리 상처를 싸맺던 붕대이고 그 양옆에 놓여져 있는 것이 손장갑이다.
비오신부님의 생전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보았다.
비오 신부님과 같은 수도회인
카푸친회 신부님의 추가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카푸친회는 회원들이 뽀족한 두건(카푸친)을 착용하는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으며 1525년 프란치스코회에서 분파했다.
수도회는 엄격한 고행을 한다.
비오신부님에 관해 좀 더 알고 싶어서
바오로딸에서 나온 작은 책자를 구입했다.
유품으로 안수 받은 후
집에 와서 찬찬히 읽어보았다.
신부님은 1887년 5월 25일 태어나셨으며
13살때 이미 하느님의 은총으로
타인과 다른 신비의 삶으로 발을 들여 놓으셨다.
16살에 수도회에 입회하였고 1910년 23세에 서품받으셨다.
1911년 두손의 상처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이 시작되었고
1918년 9월 20일 오상을 받으셨다.
그리고 1968년 9월 23일 선종하기까지 50년 동안
아물지 않은 상처에서 매일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씩의 피를 흘리셨다고 한다.
이는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하여
죄인들의 회개를 위한 받는 보속의 고행이었다.
이러한 특별한 은총을 받은 분이기에
동시에 다른 장소에 함께 존재하기도 하셨고
기적을 일으키는 중재기도와 고해성사의 은총을
많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책 서문에 나온대로
"지식이 말을 하지 못하는 곳, 거기에서부터 믿음이 시작된다." 를
우리시대에 보여주신 분이였다.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가 생각났다(루카16,19-31).
현세에서 모든 복을 누렸지만 이승에서 고통을 받게 된 부자가
아브라함에게 자기 다섯형제들에게 죽었다가 살아난 자를 보내어
경고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
이에 아브라함은 이미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이 있으므로
형제들이 이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었다 살아난 이의 말도 듣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한다.
이처럼 비오 신부님의 삶 또한
하느님이 우리들에게
보여주시는 이 시대의 징표라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징표에 "너희는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라"고
하느님은 선포하신다(시편 95,7-9).
책을 읽으면서 15년 전에 작업한
<미사의 신비>를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비오신부님의 책이 훨씬 더 많은 예화를 간직하고 있었다.
신부님과 관련하여 다양한 기적을 체험한 이들의
생생한 증언들이 모아져 있다.
하느님은 우리들의 성실하고도
참된 회개를 무엇보다 원하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들의 구원을 위하여...
그리고 가족들이 자주 모이는 식탁에
강력한 전구기도의 능력을 지니신 신부님의 상본을 놓고
우리가족의 구체적 삶을 늘 의탁해야 겠다는 소망을 느꼈다.
또한 신부님을 따라 미소하나마
우리의 죄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공로를 쌓는 보속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신부님의 고통은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죄인들의 회개를 위한 크나큰 보속이요
우리시대의 표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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