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속으로 – 세 아이와 함께한 전국성지순례> 책이 나온 지 일주일. 우리 가족이 여러 번 갔던 수리산성지에 주일미사 참례 겸해 아내와 둘이서 갔다.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 생가터성당’에서 주일 미사를 드리고 신부님께 책을 전해드렸다. 마침 바이올린과 플룻 연주 봉사자까지 와서 성지미사를 더욱 뜻깊게 해주었다.
신
식사 후에 사제관에 초대해주셔서손수내리신커피까지마셨다. 신부님께서 우리 가 펴낸책에정말많은관심을보여주신다. 책을 처음부터 죽 보시더니“이렇게 만들어야 한다” 하시며 칭찬을 해주신다. 성지순례에 관한 많은 책을이미갖고계셨기에보자마자‘척’이셨다. 수리산 계곡에서 찍은 사진을보시며흡족해하셨다.
공동번역 성경에 맞춰 출간된 <가톨릭 낱말사전>을보여주시며, 새번역 성격에 맞춘 사전이나왔으면좋겠다고하신다. 서울대출판국에서 낸 <천주실의>를갖고계셨다. 이번 책을 내면서 내용곳곳에나왔던 <칠극>도갖고계셨다. “현대적으로 만든다면 분명 호응을얻을수있는내용”이라고 하시며. 미사강론도훌륭했는데천주교출판에대한관심까지… 이미 수많은 책을 보유하신만큼어떤주제든청산유수격이셨다.
커피를 마시고 신부님과 함께그햇살가득한옛교우촌터로올라갔다. 오전까지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응달진곳에눈이녹지않았다. 외곽순환고속도로 수리산 터널과 인접한 곳이라 고속도로 소음이 만만치 않았다. 기도 소리로 생각하면서 올라갔다.
교우촌은 대부분 깊은 산속에 있으면서도 요지에 자리한 특성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하우현성당도 성남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건너편에 청계 요금소가 있고 조금 더 가면 학의 분기점이 있다. 연풍성지는 당시에 영남으로 가는 길목이었는데 지금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있다. 칠곡 신나무골성지 앞으로도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있고 바로 인근에 물류터미널까지 있다. 당시로선 첩첩산중이었을 텐데. 지금은 교통의 요지로 바뀐 것이다.
조금 올라가니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적인 전경이 펼쳐졌다. 정말 따뜻하고 아늑한 햇살이 비치는 교우촌터가 산비탈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1950년대까지 초가집이 있었던 그곳 사진도 봤다. 지금은 누가 주말농장으로 활용하는 것 같았다. 야! 산속에 이리 양지바른 땅이 있다니. 넓지는 않았지만 이곳에서 옹기굽고 담배농사를 지었을 당시 교우촌을 그려본다. 따스한 햇살 아래 앉아 있기만 해도 좋을 곳이다.
신부님께서 이곳을 선조들의 피난길 순례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하신다. 최경환 성인 묘소뿐 아니라 옛교우촌터까지 둘러보면 그 느낌이 정말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쏟아지는 봄 햇살이 기분좋게 나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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