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평일 미사에 나가지 못하면 짬을 내서 <매일미사>를 읽는다. 제1독서와 복음, 오늘의 묵상을 순서대로 읽고 잠깐 묵상을 한다. 요즘 드는 생각은 ‘별 의미를 두지 않았던 <매일미사>가 이렇게 좋은 책일 줄이야!’이다.
1000원짜리 <매일미사>를 구입하지 않았을 때가 많았지만, 그 가치는 1000원 이상, 아니 의미를 두기에 따라 십, 수백 배의 가치를 가진 훌륭한 신앙의 길잡이임에 틀림 없다. 서점에 가보면, 한눈에 마음을 사로 잡는 그럴 듯한 책도 많지만, 진정한 가치를 가진 책도 얼마든지 숨어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판매대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책은 그만큼 검증 받은 좋은 책일 가능성이 높지만, 사람들의 약점을 노린 깊지 않은 생각의 결과물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쉽게 알아볼 수 없는 것의 가치는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진솔한 마음이 가득 담긴 책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가치가 발하지 않을까? 하물며 사람 마음을 뛰어넘은 하느님의 말씀이 담겨 있는 빛 바랜 <매일미사>는 영원히 그 가치가 빛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늘 제1독서는 사무엘기 하권 11,1-4 부분이었다. 다윗이 우리야의 아내를 범해 그가 임신하자 그의 남편인 우리야를 전쟁터에 내보내 죽음으로 내모는 장면이다. 주님으로부터 선택 받은 다윗이 죄를 짓게 되는 안타까운 내용이다.
평화로운 시기에 사람에게 찾아오는 유혹을 경계하라는 말씀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주님은 어려움 중에도, 기쁨 중에도 늘 우리와 함께 계시다고 자주 들었다. 하지만 평화로운 시기, 특히 마음이 느슨해질 때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려는 우리를 특히 안타깝게 내려다보고 계시지 않을까?
‘군자는 남이 보지 않는 데서도 삼가고, 남이 듣지 않는 데서도 두려워한다’는 중용의 말이 있지만, 성경에서는 더 구체적이고 마음에 와 닿게 인간의 나약한 심리를 제대로 꼬집어주고 있다. 오늘 하루도 내 마음을 내려다 보시는 주님의 존재를 믿고 그 분께서 바라시는 대로 기쁘게 보내자.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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